카톡·엑셀 발주, 이카운트 입력 전 복붙 없애는 법
이흥규 · 2026. 8. 18. · 수입·도매·유통
아침 8시 반, 수입 식자재 도매 사무실. 담당자의 휴대폰에는 밤사이 쌓인 거래처 카톡이 수십 개 와 있습니다. "어제 그거 5박스 더요", "견적서 품목대로 진행이요, 수량은 첨부 엑셀 참고". 이메일에는 거래처마다 양식이 다른 발주 엑셀이 붙어 있고, 전화로 받은 주문은 포스트잇에 적혀 있습니다.
담당자는 이걸 하나씩 열어 품목명을 해석합니다. 거래처가 부르는 이름과 내부 품목코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상품을 어떤 거래처는 "대용량", 어떤 거래처는 "1.8L", 어떤 거래처는 옛날 상품명으로 부릅니다. 해석이 끝나면 한 파일로 취합하고, 그걸 다시 이카운트 같은 ERP에 입력합니다. 출고 지시는 그다음입니다. 오전이 여기서 다 갑니다.
반복업무 해부
수입·도매·유통 실무의 발주 처리 흐름을 단계로 쪼개면 이렇습니다.
- 카톡·문자·이메일·전화로 들어온 거래처 주문을 채널별로 확인
- 거래처 표현을 내부 품목·규격으로 해석 (품목명 불일치 해소)
- 흩어진 주문을 하나의 파일로 취합
- ERP(이카운트, 얼마에요 등)에 거래처·품목·수량 입력
- 출고 지시, 거래명세표 발행
- 엑셀 관리 파일과 ERP를 이중으로 갱신
- 월말·주기별 미수금 확인과 독촉 연락
이 중 ERP가 하는 일은 4번 이후입니다. 1~3번, 즉 ERP에 넣기 전 정리 작업은 온전히 사람 손에 남아 있습니다.
어디서 새는가
특정 회사의 사례가 아니라, 현장에서 반복 확인되는 패턴입니다.
첫째, 입력 앞단이 샙니다. ERP 자체는 재고·구매·판매·회계 기능을 이미 충분히 제공합니다. 문제는 기능 부재가 아니라, 카톡·전화·제각각인 엑셀로 들어오는 주문을 ERP에 넣을 수 있는 형태로 다듬는 앞단 작업입니다. 화면을 바꿔도 이 작업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둘째, 품목명 불일치가 샙니다. 거래처마다 같은 상품을 다르게 부르는데, 이 매핑이 담당자 머릿속에만 있습니다. 담당자가 자리를 비우면 아무도 "그때 그거 5개"를 해석하지 못합니다.
셋째, 이중 관리가 샙니다. 거래 내역은 ERP에, 단가표·출고 현황은 엑셀에 따로 있으면 업무가 두 배가 되고, 둘 사이 차이는 월말에야 발견됩니다. 미수금 확인도 같은 이유로 뒤로 밀립니다.
이 패턴은 채용 시장에서도 드러납니다. 도매·유통 사무 채용공고에는 Excel, ERP, 이카운트, 쿠팡 운영 경력이 나란히 요구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도구가 없어서가 아니라, 도구 사이를 잇는 사람이 계속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분명히 해둘 점: 이카운트, 얼마에요, 경리나라, 마켓봄 같은 도구들은 각자 영역을 잘 처리합니다. 라이폴리가 보는 기회는 이 도구들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도구가 커버하지 않는 입력 앞단·예외 구간을 메우는 것입니다.
자동화 시나리오
파일럿에서 실제로 구축하는 시나리오는 "비정형 발주 정규화"입니다.
시스템이 하는 일
- 카톡·이메일·엑셀로 들어온 주문 원문을 한곳에 수집
- 원문에서 거래처·품목·수량 후보를 추출
- 거래처별 품목 별칭 사전(과거 주문 이력 기반)으로 내부 품목코드 후보를 매칭
- 후보를 승인 대기 큐에 정리해 담당자에게 제시
- 담당자가 확정한 건을 ERP 입력 형식으로 변환
- 확정 주문·ERP·출고 데이터를 비교해 누락·중복 의심 건을 예외 큐로 분리
- 청구·입금·만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수금 리마인드 초안 작성
사람이 하는 일
- 후보 확인·수정·확정 (자동 확정 없음)
- 처음 보는 품목 표현은 별칭 사전에 등록 — 반복될수록 시스템이 똑똑해집니다
- 예외 큐 처리, 미수금 리마인드 발송 승인
| 단계 | 기존 | 자동화 후 |
|---|---|---|
| 주문 취합 | 채널별로 열어 한 파일에 복붙 | 자동 수집, 사람은 확인만 |
| 품목 해석 | 담당자 기억에 의존 | 별칭 사전이 후보 제시, 사람이 확정 |
| ERP 입력 | 건별 수기 입력 | 확정 건 자동 변환 입력 |
| 주문·출고 대사 | 월말에 몰아서 대조 | 누락·중복 의심 건만 예외 큐로 |
| 미수금 관리 | 장부 뒤져 건별 연락 | 리마인드 초안 자동 생성, 승인만 |
핵심 원칙은 여기서도 같습니다. 시스템은 후보를 만들고, 확정은 사람이 합니다. 거래처 주문을 잘못 확정하는 것이 가장 큰 사고이기 때문입니다.
2주 파일럿으로 시작하기
라이폴리의 2주 파일럿은 반복업무 1개를 잡아 끝까지 갑니다. 비용은 300만원입니다.
- 1주차 — 업무 분해·측정: 귀사에 실제로 들어오는 주문 채널과 양식을 관찰하고, 품목명 불일치·이중 입력이 발생하는 구간을 지도로 그리며 건수와 소요 시간을 측정합니다.
- 2주차 — 자동화 구축·인수: 발주 정규화 워크플로 1개(예: 카톡·엑셀 주문 → 승인 큐 → ERP 입력)를 실제로 구축하고 담당자에게 인수인계합니다.
파일럿이 끝나면 "우리 회사 발주 처리에서 어디가 얼마나 새는지"가 숫자로 남습니다. 확장 여부는 그 숫자를 보고 결정하시면 됩니다.
그 야근, 사람이 할 일이 아닙니다. 커피챗(30분, 무료, 온라인)으로 귀사 업무 기준으로 그려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카운트를 쓰고 있는데 ERP를 바꿔야 하나요?
아니요. 이카운트를 포함한 기존 ERP는 그대로 씁니다. 라이폴리가 보완하는 건 ERP에 넣기 전 단계, 즉 카톡·이메일·엑셀로 들어오는 비정형 주문을 정리해 입력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앞단 수작업입니다.
Q. 거래처마다 품목을 부르는 이름이 다른데 시스템이 인식할 수 있나요?
거래처별 품목 별칭 사전을 과거 주문 이력으로 만들고, 시스템은 내부 품목코드 '후보'만 제시합니다. 확정은 항상 담당자가 하고, 처음 보는 표현은 확정 시 사전에 등록되어 반복될수록 정확해집니다. 자동 확정은 하지 않습니다.
Q. 2주 파일럿에서는 정확히 뭘 해주나요?
1주차에 실제 주문 채널·양식·예외 구간을 분해하고 측정하며, 2주차에 반복업무 1개(예: 비정형 발주 정규화)를 실제로 구축해 인수인계합니다. 비용은 300만원이고, 이후 본 구축(4-6주, 1,000만원)이나 운영 리테이너(월 50-150만원)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